제2부: 연천

연천의 전시 장소가 파주보다 작아 작업이 달라지고 전시장에 따라 새로운 작업이 들어가기도 한다. 일제시대에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원선의 간이역인 신탄리역, 대광리역, 신망리역은 24시간 개방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광리역과 신탄리역에는 사진 작업을 크게 천에 뽑아 전시를 하고 신망리역에는 페인트를 사용한 설치를, 그리고 연강 갤러리에는 캠프그리브스와 도라전망대에서 전시했던 작업들이 재조합되어 전시된다.

연강갤러리와 임진강 평화습지원

체크포인트를 지나 태풍전망대로 향하는 중간쯤에 위치한 연강 갤러리는 민간인 통제 구역 마을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문화재단에서 전시장으로 조성하여 연천군 작가들의 전시를 위해 사용하던 공간이다. 전시장 밖, 야외에는 에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연강갤러리에 들어서면 음악 소리를 접하게 된다. 킴 웨스트팔의 레코드 작업 〈스파이시 메모리〉가 전시장 입구에서 소리로 관객을 맞이한다. 1층 전시장 왼쪽 벽에서 서용선의 〈전쟁과 여인〉과 이재석의 〈오성텐트〉를 볼 수 있다. 〈전쟁과 여인〉은 남편을 잃고 평생을 산 부녀자의 모습, 즉 전쟁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 산 사람들에게 남긴 트라우마와 고통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이번 연천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파주에 전시되었던 이재석의 여러 작업 중 〈오성텐트〉도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다. 전시장 중간에는 임민욱의 작업 〈커레히 - 홀로서서〉가 작은 규모로 설치된다. 전시장의 오른쪽 벽에는 이끼바위쿠르르의 〈덩굴: 경계와 흔적〉이, 전시장 안쪽에는 조경진/조혜령의 남북의 부르는 이름이 다른 식물을 보여주는 영상작업, 성립의 DMZ 식물을 그린 애니메이션, 킴 웨스트팔의 디엠지에서 발견한 난초를 태피스트리 기법으로 만든 〈아이소트리아 메데올로지스, 다시 꿈꾸는 DMZ〉, 도라전망대에 설치되었던 토모코 요네다의 철원의 DMZ 모습을 담은 사진 작업이 놓인다. 2층 전시장에는 써니킴, 권혜성,  마키코 쿠도, 박노완, 성시경, 이우성, 옥승철의 작업이 재구성된다. 야외에는 정소영의 〈환상통〉과 이정훈의 〈금지된 걸음〉, 토모코 요네다의 사진 〈지뢰 - DMZ I〉이, 그리고 임진강 평화습지원의 수풀 사이에는 최원준의 〈언더쿨드〉 연작이 산책길을 따라 설치된다.

경원선 미술관

미군이 세운 피난민 정착촌에 지어진 신망리역,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간이역인 대광리역과 신탄리역에는 매 역마다 한 작가의 작업이 놓인다. 신망리역에는 성시경이 팔레트로 사용한 판을 이용한 설치 작업이, 대광리역에는 최원준의 사진 작업인 〈전쟁 부조〉 연작과 〈언더쿨드〉 연작이 설치된다. 한국 전쟁 관련 기념비 중 부조로 만들어진 것들을 사진으로 찍은 〈전쟁 부조〉 연작은 전쟁의 모습을 촬영한 후 탁본의 결과물처럼 보이도록 음영을 만든 작업이다. 고대산으로 가는 신탄리역에는 토모코 요네다가 찍은 디엠지의 풍경 사진들이 크게 프린트되어 걸린다.